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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병에 주의하세요

기사승인 2024.08.28  09: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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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 칼럼 137.

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올해는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입추가 지난 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에어컨 없이는 정말 힘들 수밖에 없어 냉방병에 결렸다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더위와는 관계없다는 듯이 감기와 코로나19가 같이 급증하여 건강에 대한 불안감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냉방병의 원인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냉방병은 냉방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통칭하여 말합니다. 대개 실내외 온도차가 크고 장시간 차가운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합니다. 사람 몸은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를 지나는 혈관을 팽창시켜 열을 발산하고 땀구멍을 열어 기화열로 몸을 식히는 등 체온을 일정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자율신경계에서 조절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더운 외부와 추운 내부의 급격한 온도 차가 발생하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어, 혈액순환 문제가 발생합니다. 뇌 혈류량이 부족해지고, 혈압조절이 어려워져 두통,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손발냉증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장운동 문제로 소화불량,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근육 수축 불균형으로 근육통이 생기고,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특히 여성에서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도 떨어지고 체온 유지를 위해 계속 열을 생산하느라 육체 피로도 쉽게 찾아오게 되며,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세균,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냉방병의 증상

냉방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기 증상보다는 두통과 어지러움입니다. 냉방된 환경에서 오랫동안 머물면 수축된 혈관으로 인해 뇌의 혈류량 감소가 되면서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신체가 지속적으로 온도 변화에 적응하려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피로감과 권태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코 점막이 건조해져 혈관이 수축하면서 콧물과 코막힘이 발생할 수 있고 목 안의 점막도 건조해져 자극을 받게 되며 인후통과 냉방병 증상으로 기침이 유발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로 인해 감기나 코로나에 걸렸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이유에서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소화불량도 냉방병 증상 중 하나입니다. 소화기관의 활동을 둔화시켜 원인 모를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여 생리통이 악화되거나 생리 불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어컨 청소와 냉각탑의 냉각수 관리

실외와 실내의 온도 창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도록 에어컨 온도 설정을 적절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름철 많이 사용하는 제습기와 에어컨을 주기적으로 깨끗하게 청소하연 관리하여야 합니다. 에어컨과 제습기 필터는 레지오넬라균을 비롯한 다양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에 주기적 청소가 필수적입니다. 에어컨 작동 원리인 냉매 방식은 공기 중 수분을 빨아들인 후 냉각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각종 물질과 수분기가 필터에 남아 다양한 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공기 중으로 세균과 곰팡이균이 퍼지면서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하여야 합니다.

레지오넬라균은 여름철 냉각수에 오염되어 있다가 에어컨을 통해 퍼지면서 폐렴을 유발하는 레지오넬라균폐렴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가정보다는 호텔, 백화점, 대형 건물 냉각탑의 냉각수에서 번식한 균이 에어컨을 통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폐렴의 경우 노약자나 기존 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사율이 높고 따로 예방접종이 없기 때문에 여름철 대형건물의 냉각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여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의 에어컨에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냉방병의 진단과 치료

냉방병은 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정식 병명이 아니며, 특별한 피검사나 방사선 검사 등으로 진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철 에어컨 등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나타나는 증상을 통칭하는 것으로, 따라서 특효약이나 치료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냉방기구의 과도한 사용을 중단하고 환기를 잘 시키면 수일 내로 좋아지기는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다른 원인에 의한 증세가 아닌지 감별하는 검사나 진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가벼운 두통이나 몸살 등이 지속되는 경우 증세에 맞춘 약물치료가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바깥과 실내 온도 차를 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에어컨의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게 하고 긴팔 겉옷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2~3시간 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으며, 외부공기를 자주 쏘여 주어야 합니다. 에어컨은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필터는 최소한 2주에 한번은 청소를 해야 합니다. 또한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혈액 순환을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운동을 수시로 하고, 자세를 자주 바꾸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찬물, 찬음식, 음주를 과하게 하지 않고 과로와 수면 부족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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